“교인 12만여명이던 100년전, 우린 대륙에 도전했다!”… 산둥 선교 100주년 기념 선교학술대회
올해는 예장 통합과 합동의 모태라 일컫는 조선예수교장로회가 설립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다. 동시에 중국 산둥에 선교사를 파송키로 결의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산둥 선교 100주년이 역사적 조명을 받는 것은 기독교를 먼저 받아들인 중국 일본 인도를 제치고 한국교회가 산둥에 해외선교사를 파송했기 때문이다. 즉 한국교회는 아시아교회 최초로 타문화권 국외선교를 100년 전 감행하는 선교열정을 보여줬던 것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예장 통합은 30일 서울 장신대에서 '산둥 선교 100주년 기념 선교학술대회'를 열고 그 역사적 의미와 한국교회에 주는 시사점을 살펴봤다.
◇아시아인에 의한 아시아인의 선교= 조선예수교장로회는 1912년 총회 창립을 기념해 해외로 선교사 파송을 결의한다. "우리가 중국에서 공자의 윤리 도덕을 받았는데 이제는 생명의 말씀으로 갚자"는 길선주 목사의 제안이 시발이었다. 이 제안에 따라 미국 장로교 대표와 중국교회, 한국교회 대표들은 회의를 열고 "그렇다면 선교지를 공맹(孔孟) 문화의 발상지이자 중국문화의 근거지인 산둥으로 하자"고 결정했다. 이어 1913년 박태로 사병순 김영훈 목사를 중국 산둥으로 파송한다. 국권을 빼앗긴 식민지교회가 기독신앙을 받아들인 지 30년도 채 안 된 시점이었다.
1917년엔 방효원 홍승한 목사, 김병규 조사가 새로 파송됐고 박상순 이대영 목사, 김순호 여선교사 등이 뒤를 이어 파송됐다. 1937년에는 방지일 목사(노량진 교회 원로)가 산둥으로 건너가 1949년 중국 공산당 정권이 들어서고 종교탄압이 심해진 1957년까지 선교의 사명을 다했다. 선교사들은 '중국인에게 선교하려면 중국인이 되어야 한다'며 중국복장을 하고 중국 음식을 먹으며 선교에 힘썼다.
김교철 국제유학생선교회 상임대표는 "한국교회의 타문화권 선교는 한반도 식민지배가 본격화된 시기에 시작됐으며, 일제의 패망, 남북한 분단, 중국 공산화 시기에도 진행됐다"면서 "일제 식민지 아래 있던 조선교회가 반식민지 상태에 처해있던 중국에서 시행한 아시아인에 의한 아시아인의 선교"라며 조선교회의 산동 선교 의의를 설명했다.
북경사범대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요한 새문안복지재단 해외이사는 "산둥 지역은 독일과 일본 제국주의의 각축장이었기 때문에 반외세운동이 가장 격심했던 곳"이라며 "그러나 한국선교사들은 현지문화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선교를 펼쳤기에 현지인들이 반감과 악감정을 갖지 않고 어려울 때마다 선교사들을 보호해줬다"고 강조했다.
◇산둥 선교는 본받아야할 해외선교 모델=국내 교계에선 해외선교를 결정할 때마다 '국내 선교도 제대로 못하면서 무슨 해외 선교냐' '잘사는 나라에 선교비를 왜 보내냐'는 등의 반론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100년전의 산둥 선교는 여러 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1912년 산둥에 선교사 파송을 결의할 때 한국교회의 교세는 목사 128명, 예배당수 1438개, 전체교인 12만7000여명에 불과했다. 주권을 상실한 조선교인들이 극심한 가난에서도 자신보다 부유한 생활을 하던 산둥에 선교사 파송을 결의한 것이다.
파송 선교사도 숭실전문학교 등을 졸업한 수준 높은 엘리트였으며 이들은 총회의 파송 결정에 그대로 순종했다. 일례로 홍승한 목사는 총회 부총회장으로 대구에서 교인수만 1000명이 넘는 대형교회를 맡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기꺼이 나섰고 산둥 선교를 통해 한중 양국에 복음정신에 입각한 상호우애 관계라는 새 방향을 만들어냈다.
최재건 연세대 교수는 "세계교회 선교 역사상 어느 교회도 그토록 빠르게 선교사를 파송한 적은 없을 것"이라며 "복음을 받은 데 대한 감사의 표현이었던 산둥 선교로 한국은 피선교국에서 선교국으로 위치가 바뀌는 중대한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1937년부터 1957년까지 산둥선교사로 활동한 방지일 목사는 "산둥 선교는 총회의 파송책임과 권위, 현지교회와의 협력이 철저히 지켜진 바람직한 선교 모델이었다"면서 "앞으로의 한국선교도 소명과 헌신을 갖춘 선교사의 선발과 파송, 선교사가 사역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는 선교행정, 가르치려는 하향식 선교가 아닌 배우고 함께하는 선교가 돼야한다"고 말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http://cafe.daum.net/charis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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