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라면 이정도는 지켜야... |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 윤리선언문 발표 및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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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가 29일 오후 2시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 조예홀에서 윤리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는 금권선거금지, 민주적의사결정, 투명한재정운영, 가정의 순결, 세습금지, 기복과 성장주의 지양, 친환경적 생활, 정상활동 지양, 타종교 존중 등 목회자로서 갖추어야 할 10가지 덕목을 담고 있다.
한국교회의 일치와 갱신, 그리고 사회를 향한 온전한 섬김을 지향하며 1998년 설립된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전병금 목사, 이하 한목협)’가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이하 윤리위)’를 출범시키고 <한국목회자윤리선언문>을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선언문 발표에 나선 윤리위원들은 각 교단의 원로급 목사 15인과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의 손봉호 교수 등 16인으로 구성됐다.
한목협 명예회장이자 윤리위원장인 손인웅 목사는 윤리선언문 발표에 앞서 선언문 발표 취지에 대해 “한국교회의 윤리의식이 새로워지지 않고는 더 이상 교회가 교회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을 정도”라고 개탄하며 “각계에서 우리를 바라보는 눈이 곱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새로워지지 않고는 어느 누구에게도 새로워지라고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취지는 선언문에도 담겨있는 바 “지금 우리의 현실은 교인들과 세상 사람들의 근심거리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 “우리 모두가 연약한 동역자들로서 모든 목회자들이 서로 돕고 격려하며 이를 함께 이루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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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인웅 목사(위), 전병금 목사(아래 좌), 손봉호 교수, 이상구 목사(사회) |
윤리선언문 발표 이후의 윤리위 활동 계획에 대해 전병금 목사(한목협 대표회장)는 “윤리위가 한국교회 문제를 고발하는 방법으로 해결하려 했으나 그러기에는 문제가 너무 많고 일손도 모자르다”며 “문제가 일어나면 그 분을 비밀리에 만나 바른길로 가도록 권면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했다.
‘도덕적 문제이므로 실천방안이 막연할 수 있겠다’는 지적에 대해 정주채 목사(윤리위 서기)는 “윤리위가 법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것도 아니지만 선언으로만 끝나서도 안되겠다”면서 “적어도 목회자라면 이정도의 윤리기준은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겠나하는 기준을 제시하는 홍보적 측면과 목회자뿐 아니라 교인들도 알아야 하는 교육적 측면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로 목회자가 사회적, 도덕적 문제를 일으켰을 때는 “윤리위가 어떤 입장을 가질 것인지 논의하며 발표해 갈 것”이라고 했으며 또 “동료 목회자가 어려움에 빠졌을 때 세상적으로 비화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해 목회자의 부정부패상이 언론에 오르내리거나 법정 소송으로 진행되기전에 사전 권면 또는 화해조정에 나설 의지를 내비쳤다.
목사가 정치에 참여하는 문제에 대해 손봉호 교수는 “종교인이 정치를 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교회가 국가의 일을 대신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며 “교회를 대표하는 목사님들이 직접 정당정치에 개입하는 것은 안 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경조 주교도 “교회의 가치는 세상의 가치와는 다르다. 교회가 세상의 힘을 추구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입장을 말했다.
목회 세습에 관해 손인웅 목사는 “한국교회가 공교회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 내가 세웠으니까 내 교회고 내 재산이라고 생각해 교회를 자식에게 물려주는데, 교회는 철저한 주님의 교회”라고 교회세습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한목협은 설립이후 21차례의 열린대화마당을 개최하며 목회자의 도덕성 회복을 위해 노력해오다가 지난 10월 26일에 14개 교단 지도자들이 모여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선언문을 작성해 왔다.
이날 선언문 발표는 정주채 목사, 김명혁 목사, 박경조 주교가 나누어 발표했다. 선언문 발표 및 기자회견에는 이 외 회장 손인웅 목사, 박정근 목사, 손봉호 교수, 장차남 목사, 전병금 목사, 추연호 목사, 최복규 목사, 이성구 목사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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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언문을 낭독하는 정주채 목사, 김명혁 목사, 박경조 주교(좌로부터) | |
한국교회목회자윤리선언
하나님께서는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고 말씀하셨다. 오늘 한국교회가 당면한 모든 위기는 목회자의 거룩성 상실에 그 원인이 있다. 목회자는 교회의 지도자들로서 교회에서 거룩의 본보기가 되어야 하고, 세상에서 마땅히 윤리적인 모범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의 현실은 교인들과 세상 사람들의 근심거리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피로 속량함을 받고 의롭다 함을 얻은 사람들이지만 동시에 여전히 죄로 오염된 몸과 마음을 가진 죄인들이다. 따라서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항상 자신을 살펴 죄를 회개하고, 우리를 거룩케 하시는 성령님의 도우심을 의지하여 성결을 이루는 일에 마땅히 헌신해야 한다.
동시에 개인적인 결단과 헌신만으로는 이런 과업을 성취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는 우리 모두가 연약한 동역자들로서 서로 돕고 보호해주어야 할 필요가 있음을 통감하여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를 독립적인 상설기구로 설립하여 목회자들의 윤리적 사명 수행을 돕고자 한다.
따라서 우리는 오늘날 윤리선언이 선언적 의의로만 끝나지 않고 모든 목회자들이 서로 돕고 격려하며 이를 함께 이루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며, 이를 위해 아래와 같이 목회자 윤리선언을 천명한다.
하나, 우리는 그리스도가 교회의 주되심(the Lordship)을 거듭 확인하고 고백한다. 그러므로 어떤 경우에도 개인적으로나 교회적으로나 그리스도의 주권에 도전하거나 훼손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두려워 떨며(시99:1) 삼갈 것을 다짐한다.
하나, 목회자의 권위는 겸손과 섬김과 희생에 있다. 따라서 우리는 섬김이 가장 귀한 사역이라는 그리스도의 교훈(막10:45)을 받들어 부와 명예와 권세의 유혹을 이기고 평생토록 낮은 자리에서 섬기는 자로 살 것을 다짐한다. 우리는 교회에서 어떤 직책이나 지위를 얻기 위해 선거운동을 하거나 돈을 쓰는 일이 없도록 자정 노력을 계속할 뿐 아니라 감시 감독의 책임도 다할 것을 다짐한다.
하나, 우리는 공정한 절차를 통한 민주적인 의사결정이 성서적인 방법이라고 믿는다. 따라서 우리는 교회의 모든 일들에서 하나님의 뜻을 찾되(롬12:2) 공개적이고 민주적인 절차를 따라 행할 것이며, 나아가 교회가 사회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목회자 스스로 정직 근면할 뿐 아니라 그리스도인들로 양심운동과 정직운동에 적극 참여토록 격려하고 고무하는 지도자가 될 것을 다짐한다.
하나, 우리는 교회의 불투명하고 독단적인 재정운영이 목회자를 부패시키고 교회의 화합을 깨는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며, 따라서 교회의 재정은 교인들의 감시와 감독을 받을 수 있도록 공개되어야 한다고 천명한다. 이로서 우리는 교회 안팎으로부터 신뢰를 얻고, 적극적으로는 선교와 사랑의 나눔을 통하여 교회의 사명을 완수하는데 전력할 것을 다짐한다.
하나, 목회자는 결혼의 존엄함과 가정의 순결을 지키는 일에 본이 되어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연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루게 하셨다(창24:4). 그러므로 가정은 창조주 하나님의 섭리와 그리스도의 뜻대로(엡5:22~27) 거룩하고 순결하게 보존되어야 한다. 우리는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현대사회의 온갖 유혹으로부터 자신과 가정과 교회를 지키는 순결운동에 앞장 설 것을 다짐한다.
하나, 우리는 교회의 주권이 오직 그리스도에게 있음을 믿는다. 교회는 담임목사의 소유가 아니며, 자녀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유산도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자녀나 친족에게 담임목사의 자리를 대물림하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을 결단하며, 지금도 한국교회에서 계속되고 있는 세습을 근절하는 일에 앞장설 것을 다짐한다.
[하나, 우리는 이원론적인 세계관과 왜곡된 복 사상, 교회의 양적 성장주의 추구에 함몰되지 않도록 즉 세속화와 인본주의 그리고 각종 프로그램에 치우치지 않도록 자기를 지키며 교회의 갱신과 진정한 부흥을 위해 말씀과 기도에 더욱 전념할 것을 다짐한다.
하나, 우리는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사랑하고 귀히 여기며, 자연을 보존하는 친환경적인 생활습관과 문화를 기르고 발전시키기 위해 목회자로서 검소와 절제의 모범을 보이며 교육적 사명을 다할 것을 천명한다.
하나, 우리는 교회와 국가가 사역의 영역에서 구분되어 있다는 것을 안다. 따라서 우리는 세상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정당을 만들거나 특정 정당에 가입하여 활동하는 일을 삼갈 것이다. 그러나 정치와 종교의 구분이 기독인들의 사회 정치적 책임과 권리를 유보케 하는 것은 아니므로 우리는 시민으로서 납세와 국방의 의무를 포함한 공적 의무와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며, 나아가 이 땅 위에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이 이루어지도록 예언자적 사명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하나, 우리는 그리스도의 복음이 모든 믿는 자들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임을 고백할 뿐 아니라 기독교 진리의 탁월성을 믿는다. 동시에 우리는 타종교들을 존중하며 그들이 가진 신앙과 종교시설을 폄하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할 것을 천명한다.
주후 2012년 11월 29일
한국목회자윤리위원회
위원 기독교대한감리회 : 추연호 기독교대한성결교회 : 백장흠 기독교한국침례회 : 이동원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 박정근 대한기독교나사렛성결회 : 현해춘 기독교한국루터회 : 엄현섭 대한성공회 : 박경조 대한예수교장로회(고신) : 정주채 대한예수교장로회(대신) : 최복규 대한예수교장로회(백석) : (위촉중)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 손인웅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 장차남 대한예수교장로회(합신) : 김명혁, 홍정길 예수교대한성결교회 : 신화석 한국기독교장로회 : 전병금 (기관)기독교윤리실천위원회 : 손봉호
회장 손인웅 서기 정주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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