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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삼모사? 조사모삼?

포항부동산정보공인중개사사무소 2013. 6. 14. 10:11

 

조삼모사? 조사모삼?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나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는 같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원숭이의 사고가 더 경제적이다.

 


원숭이의 경제적 사고

 

배경

이 우화는 잔꾀로 남을 속이는 사람이나 어리석게 속는 사람 모두에게 교훈을 준다. 그런데 경제학의 관점에서는 이 우화를 달리 해석해 볼 여지가 있다.

 

열자는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나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가 같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과연 같을까?

 

간단한 예로, 현재의 100만 원과 1년 후 100만 원의 가치가 같은지 생각해 보자. 초등학생만 해도 현재의 100만 원의 가치가 더 크다는 것을 알 것이다. 은행에 100만 원을 예금하면 1년 후에는 원금 100만 원에 이자가 붙어서 100만 원 이상이 되기 때문이다. 이자율이 연 10%라고 가정하면 이자가 10만 원이므로, 현재의 100만 원은 1년 후의 110만 원(100만 원×1.1)과 같다. 그리고 1년 후의 100만 원은 현재의 약 91만 원(100만 원÷1.1)과 같다.

 

현재의 100만 원이 1년 후의 100만 원보다 가치가 크다면, 현재의 100만 원은 1달 후의 100만 원보다 크고, 아침의 100만 원 또한 저녁의 100만 원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10 년이나 1년 또는 1개월이라면 모를까, 아침과 저녁 사이의 그 짧은 기간에 무슨 가치 차이가 있겠냐고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실제로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한 나절이나 하루 정도 돈을 빌리거나 빌려줄 때도 이자를 주고받는다. 이때의 이자율을 콜금리라고 하는데, 2011년 10월 현재 연 3.24%이다. 그러므로 아침에 100만 원을 빌린 후 오후에 갚는다면, 원금 100만 원에 이자 89원을 더하여 100만 89원을 갚아야 한다. 말하자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아침의 100만 원은 저녁때 100만 89원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아침의 밤 4개 역시 저녁의 밤 4개보다 가치가 크고,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가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보다 가치가 큰 것이다. 따라서 원숭이들이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에는 화를 내고,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에는 엎드려 기뻐한 것은 어리석은 것이 아니라 경제적으로 사고한 것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저공이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를 주고자 한 것도 잔꾀로 속이려 한 것이 아니라 경제적 사고에 의한 판단이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금리가 낮으면 집값이 오른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이자율을 이용하면 현재의 금액을 미래가치로 환산할 수 있고, 또한 미래의 금액을 현재가치로 환산할 수도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자율을 보고 돈을 지금 쓰는 게 좋을지 아니면 저금하는 게 좋을지, 또는 빚을 내는 게 좋을지 등을 판단한다. 예를 들어, 이자율이 높으면 돈을 당장 쓰기보다는 저금하는 게 유리하며, 빚을 내기보다는 어렵더라도 참는 게 낫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자율에 따라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행동한다. 금리(이자율을 보통 ‘금리'라고 부른다)가 높으면 소비보다는 저금을 많이 하고, 반대로 금리가 낮으면 소비를 많이 하고 빚 내는 것도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의 큰 이슈인 부동산 가격도 금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원인은 여러 가지지만, 저금리가 중요한 원인의 하나이다. 금리가 낮으면 돈을 은행에 예금해서는 큰 수익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하여 높은 수익을 얻으려고 한다. 그로 인해 금리가 낮을 때는 부동산 가격이 뛰거나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아래의 신문기사에 잘 소개되어 있다.

 

반대로 금리가 상승하면 부동산 가격은 하락하게 된다. 일본의 예를 보면, 일본은 과거 1987년 2월부터 1989년 5월까지 2년 3개월 동안 2.5%의 저금리를 유지한 적이 있는데, 그 결과로 일본의 땅값은 3배나 뛰었다. 1989년 5월 이후에는 금리를 잇달아 인상하여 1990년 8월 30일에 6.0%까지 140%나 인상하였는데, 그 결과로 1년여 만에 부동산 가격은 도쿄가 15.1%, 오사카 23.8%, 교토 27.5% 하락하였다. 그리고 이후 10년 동안 주택지의 가격은 최고 60%, 상업지는 80%나 하락하였다.

 

콜금리 목표 변동 추이

 

금리는 경기에 영향을 미친다

 

금리는 부동산 가격, 주가 등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경기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각국 정부는 금리를 적절히 조정해 경기를 조절하려고 한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낮으면 가계의 소비와 기업의 투자가 증가하여 경기가 좋아지고, 반대로 금리가 높으면 가계의 소비와 기업의 투자가 감소하여 경기가 나빠지기 때문이다.

일본은 1999년부터 2006년 6월까지 ‘제로(0%) 금리 정책'을 고수한 적이 있다. 이는 장기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것이었다. 일본은 2007년 10월 현재에도 정책금리를 0.5%로 낮게 유지하고 있는데 이 역시 경기를 살리기 위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은행이 2000년 10월 5일 5.25%이던 기준금리를 계속 인하하여 2004년 11월 4일 당시까지 최저점이었던 3.25%까지 인하되었다. 이후 경기가 회복되면서 2007년 8월 9일 다시 5.00%로 회복되었으나, 2008년 미국발 경제위기의 타격으로 2009년 2월 12일에는 사상 최저치인 2.00%까지 인하한 적이 있다.

 

이와 같이 금리는 개인의 자금 운영에도 중요하고, 한 나라의 경제 운영에도 중요한 지표이다. 따라서 우리는 개인의 자금 운영을 위해서만 아니라 국가 경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도 금리 변동에 대해 잘 알아야 할 것이다.


자료 : 통계속의 재미있는 세상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