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을 잃어버린’ 한국교회… 비장애인의 4분의 1 수준에 그치는 복음화율
장애인의 달 4월, 한국교회의 장애인 선교 현주소는 휠체어를 탄 성도를 통해 여실히 드러난다. 장애인을 배려해 전용통로를 설치한 교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교회의 장애인에 대한 관심 부족은 예산 책정에도 어김없이 나타난다. 일부 교회를 제외하고는 장애인 예산이 아예 없다. 장애인 선교와 복지에 무신경한 것이다.
현재 국내 장애인 복음화율은 5% 미만에 그치고 있다. 비장애인 복음화율 20%대에 비하면 아주 낮은 수치로 기독인들이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목회자들은 장애인 선교가 제대로 되려면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이 긍정적으로 바뀌는 게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런 인식을 바탕으로 교회는 장애인을 영적 회복의 대상으로 여기고 장애인과 함께 예배드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교회학교에선 장애 아동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통합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지역 장애인의 복지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애인의 달을 맞아 교회와 장애인 선교단체들은 장애인과 함께 하는 나눔 행사를 다양하게 열어 관심을 끌고 있다.
사랑의교회 부설 사랑의복지관은 5일 '지적·자폐성 장애인 자립생활 준비와 향후 장애인 복지정책 방향'을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 또 15일 교회 주차장에서 장애체험과 장애인사역 박람회를 진행한다. 21일 서울 용두동 국제요리제과전문학교에서 장애인 20개팀이 출전한 가운데 전국장애인요리경연대회도 열 예정이다. 24∼26일 전남 순천 장애인 8가정을 초청해 서울 나들이 행사를 진행한다. 27일 장애인들은 복지관 직원과 함께 서울 양재 시민의 숲에서 다양한 놀거리를 진행한다.
(재)실로암선교회는 14일 경기도 부천 중동 부천임마누엘교회에서 장애인 위로예배를 드린다. '주는 자가 복이 있다'(행 10:35)가 주제다. 장애인 100여명에게 흰 지팡이와 생활용품을 선물할 예정이다.
경기도 성남 분당과 용인 수지 지구촌교회는 15일 장애인주일 기념 음악축제를 연다. 행사 이름이 '함께 부르는 노래'다. 장애인 인식개선 및 아름사역 사진전과 SET(Service Explosion Team) 출정식을 진행한다. SET는 성도들이 3000여 목장별로 장애인, 양로원 등을 삼삼오오 찾아 소외 이웃에게 예수 사랑을 실천하는 사회봉사 활동이다.
인천 논현동 하나비전감리교회는 28일 장애인 사역 콘퍼런스를 연다. 인근 지역교회 장애인 사역에 비전과 노하우를 알려주는 행사다. 장애인을 위한 방과후교육과 직업훈련, 치료교육, 통합예배 등이 진행된다.
'장애인을 잃어버린 교회' 저자 안교성 장신대 교수는 "장애인은 동정의 대상이 아니라 선교 대상"이라며 "우리교회에 출석하는 장애인이 얼마나 되는지 살펴보고 이 참에 휠체어를 막는 높은 문턱부터 없애 버리자"고 말했다.
http://cafe.daum.net/charisland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