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푸아뉴기니 문성 선교사 - 부족 교회 사역(Tribal Church Planting)
"하나님 말씀 우리 말로 들으니 세상이 거꾸로 뒤집어진 것 같이 기쁨을 감당할수 없습니다"
"나는 조상 때부터 지금까지 산에서 살아 멧돼지와 같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우리말로 하나님의 말씀을 듣게 되니 두 다리가 머리위로 올라와 세상이 거꾸로 뒤집어진 것처럼 기쁨을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말로는 다할 수 없는 이 감사를 나에게 개처럼 꼬리가 있다면 흔들어 감사와 기쁨을 몸으로 나타내고 싶습니다." 마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소네(Sone)라는 노인과 여인들에게 부족 언어로 번역된 성경 말씀을 읽어주자 감격을 감추지 못하고 기뻐하며 하는 말이다.
하얀 사람이 마을에 들어와 자신들의 말을 하는 것도 놀라운 일인데 해와 달과 별을 만드신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다. 우리는 이들의 감격을 전부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는 태어나면서 자연스럽게 글을 배웠다. 그래서 읽고 쓰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가늠하지 못한다. 한글성경이 수많은 순교자들을 통해 우리 손에 쥐어졌음을 잊고 지낸다. 전 세계 6400여개의 언어 중 자신들의 말로 쪽 복음이라도 가지고 있는 언어는 3200여개에 불가하다. 부모로부터 받은 언어는 문화이며 삶과 생각의 표현이다. 성경 말씀을 녹음해 들려주면 그것을 듣느라 먹는 것도 자는 것도 잊는다. 녹음기에서 나오는 소리도 놀랍지만 그것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데 놀라는 것이다. 귀로만 듣던 자신의 이름을 한 번도 눈으로 보지 못했던 부족 형제들은 자신들의 이름을 적어 보여주면 신기해하며 보고 또 보고 가슴에 간직한다.
부족 형제들은 미히 언어 이외 부족 간의 전쟁을 하거나 정글 속을 다닐 때는 적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휘파람으로 의사를 소통한다. 우리가 듣기에는 새 소리 같다. 모든 의사가 전달되는 것은 아니지만 부족 형제들은 그 뜻을 알고 행동한다. 그런데 글자를 배운 후 무엇보다도 대화가 아닌 글자를 통해서 자신의 의사가 정확하게 전달된다는 것에 기뻐하면서도 때로는 두려워하기도 한다.
"하얀 사람에게 가지 말아라. 너의 영혼을 훔쳐가니 이야기를 들려주지도 말아라." 부족의 노인들이 두려워하며 하는 말이다. 전날 우리에게 전해 주었던 이야기를 녹음하고 분석해 음성학적 기호로 적은 후 노인에게 다시 읽어주자 노인은 신기해하며 이야기를 적은 종이(부족에서는 나뭇잎이라고 함)를 이리저리 들추어보고 우리가 무엇을 보고 자기가 전해준 이야기를 똑같이 말하는지 두려워하였었다. 공용어도 잘 모르는 부족 사람들과 아무도 우리에게 가르쳐 줄 사람이 없는 부족 언어의 소리를 분석하여 문법을 찾아내고 어떤 자음과 모음을 사용하는지를 분석한다는 것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소리만 있는 부족언어를 음성학적으로 분석하여 표준 소리를 찾아내야 한다는 것은 남녀노소는 물론 여러 사람의 목소리와 발음을 수집하고 비교 분석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지금 코라(Kora) 부족에서 가르치고 성경 번역에 사용하는 미히언어는 10여년 동안 수많은 단어와 문장을 여러 다른 사람들을 통해 수집하고 음절 별로 분석한 것이다. 한글의 자음접변(자음동화)과 똑같지는 않아도 특정한 자음소리를 만나면 접미사의 첫 번째 자음이 변화한다. 이런 음성학적 변화는 물론 표준 자음 모음소리를 찾아 글자를 결정하고 문법을 찾아내고 언어학 전문가를 통한 네 번의 검토와 최종 논문이 통과된 후에야 자음모음글자를 결정한 것이다.
그리고 성경을 부족언어로 정확하게 표현 또는 번역하고 복음을 가르칠 때 부족사람들이 그들의 토속 신앙과 혼합돼 혼합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부족의 인구조사와 가족관계, 사회, 경제, 문화, 정치, 역사와 영적 상황·습관, 일반적 관습과 습관 등 모든 분야에 대해 상세한 분석과 정리가 필요하다. 그들의 문화를 모르고는 언어는 물론 복음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없으며, 가르친 후에도 그들이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지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성경 속의 역사와 배경이 부족과 다르며 표현하는 방법도 다르고 같은 말에도 뜻이 다르고 많은 단어와 표현이 다르고 고립된 문화 속에서 단어가 없기 때문이다.
성경이 번역되는 과정에서도 16명의 제자들이 두 팀으로 나누어 우리와 같이 번역을 하는데 한 장이 번역되면 전혀 들어보지 못했던 부족민들을 불러 들려주고 어떻게 이해하는지를 확인한다. 이런 과정을 5회 반복한 후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를 정확하게 찾아야 한다. 왜냐하면 선교사는 자신이 아는 단어 안에서만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부족에서의 모든 검토가 끝나면 다시 부족 말로 표현돼 있는 성경을 영어로 다시 번역해야 한다. 이것을 BTE(Back Translation in English)과정이라고 하는데 부족 언어로 표현된 말씀을 정확하게 영어로 다시 번역해 다른 선교사가 볼 때 어떤 표현으로 성경이 부족말로 번역되었는지를 점검하여 알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신학적인 부분과 역사의 배경 등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에서 어떻게 성경을 정확하게 표현하며 전할 것인가를 확인하고 결정하는 것이다. 그만큼 성경을 부족 말로 번역한다는 것은 설교를 하거나 성경 공부를 가르치는 것만큼이나 두렵고 떨리는 일이다.
부족에서 선교사의 행동과 말이 바로 기준이 되면 율법처럼 적용되는 실수를 범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부족에서 선교사는 부족민들에게 표준이 되기 쉬우며 성경의 말씀처럼 받아들인다. 그래서 성경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는 구약과 신약 등 복음전체를 가르치거나 전할 수가 없다. 그리고 참된 그리스도인 즉 교회된 성도를 세운다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소리만 있고 글자가 없다. 자신들의 말로 된 성경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자신들의 언어로 복음을 듣지 못한 수많은 미전도 종족과 부족들(Reach Unreached People)에게 글자를 만들고 말씀을 가르쳐 예수 그리스도의 피의 가치가 세워지도록 해야 한다. 또 구원받은 성도를 통해 교회를 세우며 하나님의 이름과 영광을 위한 참된 예배가 일어나게 하는 부족교회사역(Tribal Church Planting)은 한국교회가 감당하여야 할 소명이며 하나님의 뜻이다.
하나님의 목적은 모든 나라와 족속과 백성과 방언 중에서 믿는 자들에게 예배를 받으시는 것이다. 아멘.
코라(Kora) 마을은 피의 마을이라는 뜻이다. "어느 날 많은 교회가 일어나 예수 그리스도의 피의 마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 문성 선교사
문성(60) 선교사는 아내 이민아 선교사와 함께 20년째 파푸아뉴기니 선교를 하고 있다. 지병 박리성대동맥류 때문에 인공동맥을 차고 있다. 선교지 코라 부족은 식인을 할 정도로 원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