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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개혁’ 선도하는 김동호 목사

포항부동산정보공인중개사사무소 2012. 10. 12. 20:05

“재벌·북한·대형교회가 닮았다는데…세습하려는 교회 많다”

 

김동호 목사(62·높은뜻연합선교회)는 한국 개신교 교회 세습 반대운동의 리더 격이다. 최근에는 '세습 옹호' 광고를 낸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를 "영적 치매 수준"이라고 직설적으로 비판하면서 '목회 세습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제 교회 세습이 신학적으로나 상식적으로 잘못됐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교회 안팎의 거센 비판에도 불구하고 개신교 주요 지도자라는 왕성교회 길자연 목사가 또 세습을 해치웠어요. 지금도 세습을 준비하는 교회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오히려 세습을 하지 않겠다는 교회를 찾는 것이 빠를 겁니다."

지난 9일 높은뜻연합선교회가 운영하는 서울 남산의 '청어람' 사무실에서 만난 김 목사의 탄식은 깊었다. 그는 세습 문제뿐만 아니라 교회 대형화와 권력화, 성직자 납세 문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교단 총회의 금권·부정선거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개혁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높은뜻연합선교회 김동호 목사는 "세습은 한마디로 교회를 사유화하는 것으로 기독교를 망하게 하는 길"이라며 "모든 교단이 세습금지법을 만들 때까지 반대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목회자 입장에서 세습 반대는 속된 말로 '잘해야 본전'입니다. 전체로 놓고보면 마이너스(-)를 제로(0)로 만드는 것에 불과하니까요. 세습을 100% 막는다고 해도 빵점이라는 뜻입니다. 교회가 세상에 대해서 플러스(+)가 되어야지 본전치기 해서야 되겠습니까."

그동안 김 목사와 그가 이끄는 높은뜻연합선교회의 활동은 한국 교회의 새로운 가능성과 개혁에 대한 '바른 길'을 제시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 생사를 건 교회개혁 > 의 저자이기도 하다. 먼저 '높은 뜻' 교회는 '보이는 예배당'을 건축하지 않는 '역발상'을 실천해 주목을 받았다.

그가 개척한 높은뜻숭의교회는 2001년부터 숭의여대 소강당을 빌려서 예배를 봤다. 출석 교인 수가 5000명을 넘어서면서 교회 건축의 필요성이 생기자 2007년 숭의여대를 떠나 높은뜻푸른교회, 높은뜻정의교회, 높은뜻광성교회, 높은뜻하늘교회로 분리하는 파격적인 실험을 단행했다. 이 교회들은 모두 각각 학교 강당 등을 예배당으로 빌려 쓴다.

"처음부터 '큰 교회'가 아니라 '바른 교회'를 만들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 개신교의 문제점은 교회의 대형화 때문입니다. 교회가 커지고 신도가 늘어나면서 목회자들이 권력화하고, 교회가 세상보다도 깨끗하지 못하게 된 거죠. 그 기득권 유지를 위해 세습도 하게 된 겁니다."

김 목사의 세 아들 중 막내는 신학대학을 마치고 목회를 준비 중이다. 김 목사는 "능력이 있으면 스스로 알아서 더 훌륭한 교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신학대학에 다니는 목회자 자녀들이 세습금지 서약운동을 펼치는 것도 세습을 없애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기독교는 하나님만 아버지고 모두가 다 그분의 자녀라는 평등의식에서 출발합니다. 반상(班常)의 차별을 없앤 기독교에서 신(新)반상제도가 부활하고 있으니 부끄럽죠. 오죽하면 신학생들이 농담삼아 '목사 아들은 성골, 장로 아들은 진골, 우리는 잡골'이라고 하겠습니까."

김 목사는 어린 시절 다닌 청량리중앙교회 임택진 목사(1916~2007)의 영향으로 올바른 목회에 대한 꿈을 키웠다고 한다. 그곳에서 부목사를 한 뒤 승동교회, 영락교회, 동안교회에서 담임목사를 지냈다. "임택진 목사는 나의 스승이자 모범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교단(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에 목사, 장로 정년제도를 제안한 분입니다. 교단 총회에서 정년을 70세로 수정해서 채택했지만 그분은 원안대로 65세에 은퇴했어요. 당시 아들이 대학생이어서 만류했는데 자식 학비 때문에 목회를 더 할 수는 없다고 단호하게 거절했습니다."

김 목사는 "교회는 은퇴 목사로부터, 은퇴 목사는 교회로부터 독립해야만 한다"며 "교회를 세습하고, 원로목사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재벌그룹, 북한, 대형교회가 꼭 닮았다는 말을 듣는다"고 비판했다. 높은뜻연합선교회는 처음부터 정관에 65세 정년과 원로목사직을 두지 않는 조항을 못박았다. 곧 세습금지 조항도 정관에 넣을 계획이다. 그는 바른 교회란 민주적인 교회라고 말한다. 1990년대 초반부터 10년간 동안교회를 이끌면서부터 장로들의 각종 사업 집행권을 젊은 신자들에게 물려주는 등 제도 개혁을 이뤄냈다. 교회의 건강하고 민주적인 세대교체를 위해서도 교회 분립이 필요했다고 한다. 그는 종교인 납세 문제가 불거지기 훨씬 전부터 꼬박꼬박 세금을 납부했다.

높은뜻연합선교회는 예배당 대신 '보이지 않는 성전'을 짓고 있다. 바로 2007년 이후 성전 건축 기금으로 마련한 200억원을 빈민 자활, 인재 양성, 통일 준비의 기둥을 세우는 데 썼다. 대표적인 인재 양성 기관인 청어람아카데미는 인문·사회·문화예술·신학 등 다양한 대중강좌로 널리 알려졌다. 바른교회아카데미는 기독교 단체들의 학술 연구, 인권운동, 평화운동, 공정무역 등의 전문가들을 양성하고 있다.

열매나눔재단은 사회적 약자를 돕고 섬기는 예배로 하나님을 더 기쁘게 하기 위해 세우는 성전이다. '구제'가 아니라 '자활'이 재단의 목표다. 빈민과 새터민들의 자활을 위해 박스, 블라인드, 의류 제조 업체를 운영 중이다. 이미 모두 흑자를 내면서 자립기반을 확실하게 구축했다. 청어람빌딩 1층에 있는 커피숍 블리스앤블레스는 새터민들이 직접 운영한다.

열매나눔 인터내셔널재단은 유엔이 주도하는 세계 빈곤 퇴치 프로그램인 '새천년개발계획'에도 참여하고 있다. 특히 말라위의 그물리라 마을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그렇지만 교회를 짓거나 예배를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그는 "진심으로 돕고 섬기면 선교는 저절로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대형교회들이 가난한 나라에서 무리한 선교로 문제를 일으키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김 목사는 정년을 3년 앞두고 있다. 이미 은퇴 후에 교회 재정으로 하는 일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