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틈 없이 바쁘게 살아가면서도 명절이 다가오면 누구나 막연한 설렘을 갖는다. 오랜만에 가족 친지와 만나 왁자지껄 웃고 떠들고 음식을 나누며 지난 한 해 쌓였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싶어한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명절이 되레 스트레스의 온상이 되기도 한다. 돈, 일, 말은 3가지 주요 스트레스 요인이다. 세뱃돈, 설상 차림비, 선물비는 천정부지로 뛰어오른 물가와 더불어 가장의 어깨를 짓누른다. 음식 장만으로 인한 가사노동의 부담은 여성들에겐 큰 스트레스다. 모처럼 가족들이 큰 울타리 안에서 모이는 날, 어떻게 하면 명절 스트레스를 가족 축제로 전환시킬 수 있을까? 하이패밀리 가정사역 평생교육원 김향숙 원장이 기독인들에게 그 해법을 제시했다.
◇기왕이면 남는 장사를 하자=어차피 할 일이라면 즐기는 쪽이 낫다. 명절의 힘은 흩어진 가족을 불러 모은다. 고향을 찾고 친지들을 만나면서 단단한 가족네트워킹을 경험한다. 함부로 살아서는 안 된다는 자각을 하게 된다. 세뱃돈 수금(?)에만 정신이 팔려 있는 것 같은 아이들도 자신의 뿌리를 깨닫게 된다. 경제적 이치로 따져 보아도 설날 며칠의 노고와 비용은 결코 밑지는 장사가 아니다.
◇칭찬은 풍성히, 불편한 말은 최소한으로 하자="애들 공부는 잘해? 너 어느 대학 갈 거야? 언제 결혼하냐? 회사도 안 다닌다면서 요즘 뭐해? 아직도 과장이야? 너 살이 더 찐 것 같다. 애는 언제 가져? 나물 맛이 왜이래? 동서한테 배워라." 가족간에 상처를 부는 언어폭력들이다. 무조건 칭찬하라. "어머님 솜씨는 죽어도 못 따라 가겠네요" "형님, 자식 하나는 제대로 키우셨어요!" "여보, 수고했어, 당신이 자랑스러워." 격려의 말 한마디에 명절 스트레스는 발도 못 붙인다.
◇여성들을 '푸드 테라피스트'(food therapist)로 승격시키자=음식이 빠진 명절을 상상할 수 있을까. 뱃속의 포만감은 마음의 만족감으로 이어진다. 음식은 치유다. 음식을 만드는 여성들의 수고를 노동으로 평가절하하지 말자. 그들을 패밀리 레스토랑의 '푸드 테라피스트'라 여기자. 존중하고 감사와 감탄을 표현하자. "우와, 오늘 요리는 최고였어요. 박수!" 정신적 보상에 신체적 고단함은 순식간에 달아난다.
◇다양성을 담아내는 그릇이 되어라=다문화 사회는 가정 안에도 존재한다. 나와 다른 생각, 종교, 문화, 언어 등등. 매설된 지뢰와 같다. 잘못 밟았다간 폭발해버린다. 흩어진 파편은 가족들의 심장을 향한다. 피하라. 더 나은 대화의 주제가 얼마든지 있다. 행복했던 일, 기도제목, 감사거리, 최근 읽었던 책, 유머, 어린 시절 추억, 결혼이야기, 가훈 등등. 피할 수 없다면 차이를 존중하고 즐기라.
◇공동분담으로 짐을 덜자=명절 행사는 가족 공동의 책임과 권리로 돌리자. 비용은 분담하고, 음식 장만은 간소하게, 설거지는 번갈아가며, 뒷마무리는 함께 할 때 가족애는 더 깊어진다. 뷔페식 상차림은 어떤가? 고기류는 큰 누나가, 각종 나물류는 막내가, 전은 둘째가…. 하루 한 끼 정도는 여자들을 부엌일로부터 면제시키자. 남성 요리대회를 개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스페이스 클리어링'으로 깔끔하게=공간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것을 '스페이스 클리어링(Space-Clearing)'이라 한다. 옛날 어른들은 대청소를 했다. 헤어지기 전에 마음의 대청소를 시도하자. 명절을 보내면서 쌓아두었던 감정의 찌꺼기들을 종이에 적어 태워버린 후 허그로 마무리한다. 집안의 어른이 화해와 용서를 선포한다.
◇예배로 마무리=무엇보다 명절 당일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예배드리자. 찬송하고 기도하며 지난 1년 동안 어려웠던 일, 가족간 추억, 부모님에게 감사했던 일들을 하나님 안에서 녹이며 가족 간의 영적 유대를 돈독히 하자.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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