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으면 죽으리라'란 각오로 펼쳐진 아프리카 오지 선교가 풍성한 열매를 맺고 있다.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 자동차로 8시간을 달리면 수단과 접경 지역인 딩기디 마을이 나온다. 6명의 추장이 부족을 다스리는 이 마을을 김용완(서울순복음교회) 목사가 맨 처음 찾은 것은 지난 2007년 8월이었다.
"그해 김종성 선교사(2009년 순교)와 함께 그곳에 갔습니다. 반군도 자주 출몰하는 오지였고 경찰 치안도 미치지 못해 모두들 제가 '딩기디연합부흥회'를 인도하는 것을 반대했습니다."
불안감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김 목사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워낙 위험지역이어서 부흥회를 한번도 연 적이 없다"는 말 때문이었다. 힘이 들고 위험이 따르더라도 자신이 그 첫 단추를 열고 싶었다. 그래서 김 목사는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중보기도를 요청한 뒤 딩기디 마을로 들어갔다.
"먼저 잔치를 열었어요. 옥수수죽을 끓여 무제한 나눠주고 소도 한 마리 잡았지요. 마을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선물인 빨래비누도 한 장씩 나눴구요."
이틀간 열린 저녁부흥회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딩기디 부족 6명의 추장과 마을 주민 800명이 모두 참석한 것이다.
"복음이 한번도 전해지지 않은 곳인데다 한국에서의 중보기도에 힘입어 집회 중 강한 성령의 역사와 초차연적인 질병치유가 일어났어요. 이곳을 묶고 있던 어둠의 영들이 떠나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첫날 불치병에 걸려 죽음을 앞두고 있던 추장의 아들이 병고침을 얻자 제일 먼저 추장이 예수를 영접했고 이어 다른 추장과 마을 사람들 모두가 기독교인이 되겠다고 서원했다. 더구나 집회가 끝난 뒤 부족회의를 거쳐 마을 이름을 지저스빌리지(예수마을)로 하겠다고 결정해 김 목사를 놀라게 했다.
"더욱 놀라운 사건도 있었어요. 이 마을은 동굴에 사는 4m20cm의 큰 구렁이를 수호신으로 삼아 닭과 거북이, 자라 등을 바치며 제사를 지내왔어요. 그런데 마을 전체가 예수를 믿기로 한 다음 이 구렁이를 죽여 버렸고 이를 예수 믿겠다는 증표이자 감사의 선물로 제게 보내겠다는 것이었어요."
김 목사가 극구 사양하자 이번에는 대대로 내려오는 '용사의 칼'을 선물했다. 김 목사는 그곳을 떠나왔지만 이후 마을은 놀랍게 변화되기 시작했다. 교회가 서고 마을 곳곳에서 찬양이 울러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김 목사는 이후 먼 이곳까지 여러 차례 다시 찾아와 초등학교를 지어주고 부흥회를 여는 등 지원을 계속했다. 서울순복음교회 성도들과 이곳 마을 어린이와 일대 일 결연을 맺는 등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따라서 이곳 지저스빌리지는 나날이 변화되고 발전을 거듭했다. 안타깝고 슬픈 소식도 있었다. 딩기디 마을 사역의 물꼬를 튼 김종성 목사가 사역 중 순교한 것이다.
"몸을 돌보지 않고 과로를 하신데다 밀림에서 노숙도 서슴치 않으시니 맹독 곤충에 물리는 등 그 후유증의 결과라 여겨졌습니다. 선교사님의 순교는 이곳에 병원설립이 꼭 필요함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김 목사는 이후 기도하면서 병원건립을 계획하고 건물을 짓기 시작했고 최근 건축을 마쳤다. 그래서 오는 3월 첫 주 현지로 날아가 '지저스 빌리지 병원건립 준공예배'를 가질 계획이다. 이 병원에서 무료진료는 물론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김 목사는 "2007년 주변의 만류대로 딩기디 마을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오늘의 선교열매도 없었을 것"이라며 "이 마을 차세대 리더들을 키워 가난을 몰아내는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김무정 기자 k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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