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라이프] 무소유의 삶을 살고 싶다며 30억원 상당의 전 재산을 자선단체에 기부한 이가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NGO단체인 ㈔세계선린회(회장 신익호 목사)는 6일 한석철(45·서울 동부교회)씨가 장애인 복지에 써 달라며 30억 1800만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한씨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2가 세계선린회 사무실을 찾아 현금과 부동산으로 구성된 전 재산을 기증했다. 부모에게 물려 받은 재산을 낭비해서는 안된다는 신념을 평생 실천해 온 한씨는 자신에게는 매우 인색했으나, 차비를 아껴 기부금에 보탤 정도로 사회적인 기부에는 앞장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선린회는 한씨의 기부를 계기로 제2, 제3의 기부 문화가 사회 전반에 확대되길 기대하고 있다. 다음은 한씨와의 일문일답.
-기부 동기는.
"수 년 전부터 계획한 일인데 더 늦으면 안될 것 같아 지금 실천한 것이다. 정신적인 지주이며 제가 하는 봉사활동을 자랑스레 생각하셨던 아버지 한용식(2009년 작고)씨가 돌아가신 뒤 구체적으로 계획했다. 세계선린회는 그간 국내·외에서 선한 구제 활동을 펼쳐 온 선교·봉사단체이기에 재산을 안심하고 맡겼다."
-현재 어떤 일을 하는지.
"현재 주한 우크라이나 무역공사 수석 부대표로 근무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교류가 취약한 러시아권 국가들간의 무역 등에 가교 역할을 하는 일이다. 이외에 건설업에서 시행도 하고 이벤트 사업을 크게 벌이고 있다."
-특별한 기부 목적이 있는지.
"특별한 것은 없지만 30억원 중 10억원은 중증장애인 시설인 경남 거제시에 소재한 애광원에 전달될 것이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평소 장애인 복지에 관심이 많기에 장애인 기본권 확립에 사용해 달라고 부탁드렸다."
-기업 경영자로서 전 재산 기부가 쉽지 않았을텐데.
"사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가족 반대도 없지 않았고…. 하지만 처음 결심대로 기부와 무소유를 꼭 실천하고 싶었다. 돈이 필요하면 성실하게 사업을 해서 다시 벌면 된다. 이것이 불우 이웃을 위해 살라는 아버지의 유언이기도 하다. 시골에 계신 어머니는 교회 권사이신데 현재도 목욕탕을 운영하시며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살고 계신다. 늘 아들을 위해 기도하신다. 기부를 결심한 뒤 돌아가신 아버지가 환히 웃는 모습을 꿈에서 봐 무척 기뻤다."
-장애인 기본권과 관련한 복지부문에 써 달라고 했는데.
"예를 들면 장애인법률구조협회란 단체가 있다. 현재 교도소 내의 장애인 수용자의 기본권을 충족시키는 일이 그 중 하나다. 장애인도 법 앞에서는 똑같이 처벌을 받아야 하지만 장애 때문에 소송절차를 놓친다거나 행정절차를 지키지 못하는 일들이 많다고 들었다. 그런 일에 대한 구제방법이 꼭 필요한 것이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기부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
"먼저 마음을 비워야 더 많은 일을 욕심 없이 할 수 있다는 것을 여러 사업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체험했다. 미래와 꿈을 가진 사람이 더욱 편하게 기부할 수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기부는 기부하는 사람에겐 기쁨이자 새로운 미래를 끌고 갈 힘과 용기를 선물한다고 생각한다."
1992년 설립된 세계선린회는 국경과 이념, 종교, 인종을 초월, 살기 좋은 선린마을 만들기 운동을 격려하고 지원하는 국제 NGO다. 특히 빈곤과 여러 가지 악조건에 시달리면서도 자신들의 힘으로 가난에서 헤어나려고 애쓰는 세계 이웃나라 주민들의 자립을 돕고 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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